2007년 11월 26일
밤의 피크닉 - 걸으면서 얻는 것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동생 군부대 면회갔을때의 일이 생각이 났다.
그 당시 동생이 복무하는 부대는 산꼭대기로 상당히 높은 곳에 있었다. 게다가 군부대답게 대중교통으로도 갈 수가 없었다. 택시로 산위로 올라가야했다. 한 20-30분 정도 올라갔나? 어쨌든 가족들과 동생 면회를 갔다오고 번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한번 걸어서 내려와보자'
사실 자전거를 타고 오고 싶었지만 거기서 자전거를 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서울에서 그 먼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불가능했던지라 그냥 걷는 것으로 타협을 했다.
동생면회를 하고 미리 준비한 CDP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산을 내려왔다. 얼핏 생각해보면 근처 산에 등산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 할수도 있지만 꽤 느낌이 틀렸다. 무엇보다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내려간다는 것이 설래였고 짜릿한 느낌을 주었다. 음악을 혼자 크게 따라 불러도 주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고 동행하는 사람이 없으니 잠깐 발을 멈추고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며 시간을 유유히 보내는 즐거움도 누릴 수도 있었고.
어쨌든 산을 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산책(?)은 나에게 꽤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실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도서실의 바다에 나오는 짧은 단편인 피크닉 준비를 보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였다.
<이복남매가 있다. 도오루와 다카코. 그런데 도오루는 본처의 자식, 다카코는 첩의 자식이다. 어떻게 보면 어색할수도 있는 그들은 동갑에데가 같은 학교. 그리고 그런 관계가 그들을 어색하게 만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굳어져서 어떻게 손써볼수 없는 지경까지 오게 됬다. 그런데 이런 비밀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들의 사이에 어떤 변화를 주기 위해 하나의 계획을 세운다. 그것을 실행하는 날은 학교에서 하는 행사인 밤의 피키닉.>
뭔가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풋풋한 느낌이 들어서 꽤 마음에 들었고 이게 밤의 피크닉의 예고편이라는 것을 알고 책을 사고 읽었는데 기대한만큼의 만족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을거 같다.
도오루와 다카코의 시점을 번갈아 서술하면서 둘이 느끼는 감점을 서로 비교하면서 어떤 오해를 가지는지 설명을 하면서 누군가가 이 둘을 위해 준비한게 있다는 인상을 조금씩 던지면서 과연 누가 준비를 했고 무엇을 통해 이 둘을 연결시킬지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작가의 능력에 진심으로 감탄도 했고. 게다가 오해로 시작된 갈들을 이렇게 깔끔하게 감동을 주면서 마무리를 시키다니...
정말 하루동안 걷기만 하는 내용을 사랑이 넘치는(^^) 청춘소설로 만들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여기 나오는 두 주인공 도오루와 다카코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내가 예전의 산책을 떠올리는 것처럼 이 피크닉의 특별함을 떠올릴 것을 생각하니 묘한 동질감이 느껴져 웃음이 나오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은 책이였다.
ps. 쓰다보니 평소에 쓰던 감상글의 말투와 달라져버렸다는... 중간에 깨달았을때는 아차싶었지만 귀찮아서 그냥 넘어갑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예전의 추억이 떠올라서 충동적으로 쓴 여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담으로 온다리쿠의 책들은 이런 청춘소설이나 학생소설이 제 취향에 맞더군요. 이런쪽에서 벗어나 본격 미스테리라고 해야할지환타지락로 해야할지 어쨌든 그런 쪽의 책들은 저하고 안맞더군요.
# by | 2007/11/26 16:23 | Book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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