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9일
[리뷰] 레진 캐스트 밀크 1권 -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카카오99%로 생각했는데 먹고보니 72%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초콜렛은 카카오72%다.'
암울한 분위기지만 달콤함을 느낄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쓴 것만 먹다가 중간 중간 단 것을 먹는게 계속 단것만 먹는 것보다 맛있다고 할까요. 그런게 중독성도 있고요.^^
사실 암울하다, 어둡다는 평이 많아서 꽤 각오를 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봤고 더불어 제 취향에도 맞았습니다.
일단 몇몇 캐릭터만 살펴봐도 암울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평범하고 평온한 학교생활을 동경하고 그 일상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비일상적인 존재인 아키라.
자신을 대명사로 취급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타인과 구별해주기를 원하지만 개인이라는 개념을 인식할 수 없는 리오.
아픔을 느끼지만 마음을 갖지 않는 기계인형임을 자각하고 있는 쇼코.
대충 인물들을 살펴봐도 해피엔딩과는 관계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줍니다. 게다가 아키라나 리오의 경우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캐스트를 통해 얻는 대신 자신의 어딘가가 결락되는 대가를 지불했다는 상실감도 추가가 되죠. 처음부터 없었다면 '어쩔 수 없지'하고 체념이라도 할 수 있지만 원래 있던 것이 사라지게 됐을 때의 아픔은 말로 할 수 없을 겁니다.
자신이 비일상적인 존재가 되면서 더 일상생활에 집착을 하게 되는 아키라의 모습은 좀 애달픕니다. 그렇지만 관점을 바꿔보면 자신의 소망을 위해 무언가가 결락된 존재가 되었지만 그런 비일상에 메몰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을 듯싶습니다.
이렇게 어두운 분위기로 계속 끝을 향해 달려가면 결국은 읽을 기력이 없게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앞서 말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합니다.
쇼코가 기계적인 말투를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자신은 감정 없이 말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웃음이 나온다고 할까요. 전투에 들어가기 전 무표정한 얼굴을 가장하면서 친구 앞에서 망설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는 장면입니다. 좋아하는게 없다면서 어느새 푸딩마왕이 되버린 현실 역시 재미있고요. 그리고 아키라가 쇼코의 몸에서 무기를 꺼낼 때의 그 신음소리는 정말 최고.^^ 처음 프롤로그 전에 나오는 소녀가 무기를 가지고 소년이 그 무기를 사용한다는 글도 이 부분을 보니 이해가 되더라는...
자신은 다른 개체를 구별하지 못하면서 자신을 대명사로 취급하면 버럭 화를 내면서 삐지는 리오의 모습도 귀여웠습니다. 다만 그 삐짐의 끝이 파멸이라는 점에서 뭔가 아스트랄하지만...^^;;
쇼코와 아키라가 티격태격 말다툼 아닌 말다툼을 하는 거나 쇼코와 친구들의 핀트가 어긋난 거 같으면서도 결국에는 다 통하게 되는 대화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쇼코가 자신을 마음을 갖지 않는 기계인형이라고 하면서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아키라를 위해 그 아픔을 짊어지자고 하는 장면이나 리오가 자신을 리오라고 불릴 때 기쁨을 드러내는 장면 등에서 조금은 달콤한 희망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억지로 찾아낸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헤피엔딩을 바라는 쪽이다 보니 이런 식의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일러스트도 암울한 분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표지도 그렇고 처음에 컬러일러스트도 그렇고 화사한 느낌입니다. 물론 일러스트에 낚여서 내용을 잘못 파악할 위험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암울한 분위기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아스트랄한 느낌은 부기팝과 비슷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넓게 보면 둘 다 학원이능물입니다 . 그리고 쇼코를 보면서 나가토도 떠올랐습니다. 나가토는 정보통합사념체에 의해 만들어진 대유기 생명체 콘택트용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고 쇼코는 공상과 소망의 결과로 태어난 이세계적인 캐스트인데 비슷한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나가토가 말이 많아지면 딱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전 쇼코나 리오의 모습만으로도 행복을 느꼈기에 만족하면서 봤습니다. 다음 권에는 리오가 표지로 나오던데 기다려집니다.^^
ps. 저에게 있어서 카카오99%라 말할 수 있는 작품을 생각해봤는데 '망량의 상자'가 떠오르더군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방안에서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은 것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라이트노벨에서는 '흡혈귀의 일상생활'이 생각나고요. 쓰고나니 설마 이작품도 그렇게 가는것은 아닌지 살짝 불안해집니다.^^;;
이글루스 가든 - 라이트노벨을 읽어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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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4/29 22:08 | Book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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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작품을 읽을지 말지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개인적으로 우울한 풍은 잘 못읽는편이라서요 -_-ㅋ
그래도 제 기억에,
크로이츠님이 이 번역을 잡은걸로 기억하고 있어서,
요새 심하게 입질받고있다죠 (...)